성격유형 검사 결과지의 이름은 체계적인 네 글자 코드와 검사 사이트가 붙인 별명이라는 두 겹으로 이뤄져 있다. 별명과 뒤에 붙는 A/T 표기는 대부분 16Personalities가 만든 것으로 공식 MBTI 용어가 아니며, 퍼센트는 성향의 강도가 아니라 선호의 분명함을 뜻한다. 결과를 활용할 때는 어떤 검사인지, 네 글자가 각각 무엇을 고른 것인지, 선호가 얼마나 분명한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성격유형 검사 결과지를 받으면 보통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ENFP나 ISTJ 같은 알파벳 네 글자, 다른 하나는 '옹호자', '논리술사' 같은 별명이다. 이 둘은 성격이 다르다. 네 글자 코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조합된 체계적인 표시이고, 별명은 그 코드를 보기 좋게 부르려고 검사 사이트가 나중에 붙인 이름이다.
먼저 이 구분을 해두면 결과지를 훨씬 덜 오해한다. 별명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검사를 다시 할 필요는 없고, 별명이 근사하다고 해서 그게 나를 더 정확히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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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로 대표되는 네 글자 코드는 심리학자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만든 분류다. 글자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질문에 대한 응답이라고 보면 된다.
첫 글자 E(외향)와 I(내향)는 에너지를 어디서 얻느냐를 가른다. 두 번째 S(감각)와 N(직관)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즉 눈앞의 사실 위주냐 전체 흐름과 가능성 위주냐를 본다. 세 번째 T(사고)와 F(감정)는 판단을 내릴 때 논리를 앞세우느냐 사람과 가치를 앞세우느냐다. 마지막 J(판단)와 P(인식)는 생활을 계획대로 굴리는 편이냐 상황에 맞춰 열어두는 편이냐를 나타낸다.
그래서 ISTJ라는 이름은 '이런 사람'이라는 완성된 캐릭터가 아니라, 네 개의 갈림길에서 각각 왼쪽을 골랐다는 기록에 가깝다. 이름을 풀어서 읽는 습관을 들이면 별명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보인다.
문제는 '옹호자'나 '논리술사' 같은 별명이 MBTI 공식 용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별명들은 대부분 16Personalities라는 온라인 검사에서 나왔다. 이 검사를 만든 곳은 영국의 NERIS 애널리틱스이고, 정식 명칭도 MBTI가 아니라 NERIS Type Explorer다.
16Personalities는 유형을 분석가, 외교관, 관리자, 탐험가라는 네 묶음으로 나눈 뒤 각 유형에 별명을 붙였다. 이름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한 분류이자, 결과를 기억하기 쉽게 만드는 장치다. 유용하지만, 그 자체가 심리학적으로 검증된 명칭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같은 이유로 조심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16Personalities 결과에는 ENFP-A, ENFP-T처럼 네 글자 뒤에 A나 T가 붙는다. A는 Assertive(확신형), T는 Turbulent(격동형)를 뜻하는데, 이건 표준 MBTI에 아예 없는 다섯 번째 축이다.
16Personalities는 원래 Big Five라 불리는 성격 특성 검사를 바탕으로 MBTI식 네 지표를 얹고, 여기에 스트레스 반응을 보는 A/T 축을 더해 32개 세부 유형으로 나눈다. 그러니 'A라서 나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 알파벳을 정체성처럼 받아들이는 건 근거가 약하다. 검사가 섞어 만든 지표라는 사실을 알고 보는 편이 낫다.
결과지에는 흔히 '외향 68퍼센트' 같은 숫자가 함께 나온다. 이 숫자를 성향의 세기로 읽는 사람이 많은데, 마이어스·브릭스 재단의 설명은 다르다. 검사가 재는 건 능력이나 강도가 아니라 '선호'다.
재단은 선호를 잘 쓰는 손에 비유한다. 오른손잡이라도 왼손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오른손이 더 편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외향 68퍼센트는 '외향적인 성향이 68만큼 강하다'가 아니라 '외향 쪽을 고른 게 이 정도로 분명하다'에 가깝다. 선호에는 옳고 그름도, 우열도 없다. 이 관점을 쥐고 있으면 낮은 퍼센트가 나왔다고 실망할 이유도, 높은 퍼센트를 자랑거리로 삼을 이유도 사라진다.
이름의 구조를 알았다면, 결과를 실제로 활용할 때는 다음을 짚어보면 된다.
결국 유형 이름은 나를 가두는 상자가 아니라, 나를 설명해보는 출발점이다. 이름의 출처와 뜻을 알고 나면 같은 결과지가 훨씬 다르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