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첫 여권사진을 찍은 쌍둥이 남매 강이와 단이는 태어난 시각이 거의 같은데도 카메라 앞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사주팔자로 보면 같은 시간대에 태어난 쌍둥이는 여덟 글자가 같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명리학은 시주간명법이나 출생 순서로 두 사람을 구분해 읽는다. 무엇보다 사주 자체가 결정론이 아니어서, 환경과 유전이 나머지를 채우며 저마다 다른 성격을 만든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632회에서 손민수·임라라 부부의 쌍둥이 남매 강이와 단이가 생애 첫 여권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앞에서 강이는 웃음기를 지운 근엄한 표정을 지었고, 단이는 처음엔 긴장하다 이내 손으로 브이 포즈를 취했다. 같은 배 속에서 며칠 차이도 없이 세상에 나온 두 아이인데, 카메라 앞 반응부터 사뭇 다르다. 이 장면은 오래된 궁금증을 다시 불러온다. 쌍둥이는 태어난 시각이 거의 같으니 사주도 같을 텐데, 성격은 왜 다를까.

柒 肖
사주팔자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네 기둥으로 삼아 여덟 글자로 풀어낸다. 이 가운데 마지막 시(時)의 기둥, 즉 시주는 두 시간 단위로 나뉜다. 쌍둥이는 보통 몇 분 간격으로 태어나므로, 같은 시간대 안에 함께 태어났다면 여덟 글자가 통째로 같아지는 경우가 많다. 사주만 놓고 보면 사실상 한 사람의 명식을 공유하는 셈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변수가 하나 있다. 한국이 쓰는 표준시는 실제 태양시와 약 30분 차이가 난다. 그래서 시의 경계에 걸친 시각에 태어나면 단 몇 분 차이로도 시주가 갈리고, 오행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쌍둥이라도 하필 그 경계를 사이에 두고 태어났다면 애초에 사주가 조금 다르게 잡히기도 한다.

Ron Lach
그렇다면 사주가 똑같이 나오는 쌍둥이의 성격 차이는 어떻게 볼까. 명리학에는 이를 다루는 몇 가지 방법이 전해진다. 대표적인 것이 시주간명법이다. 똑같은 여덟 글자에 시의 요소에서 한 글자를 더해, 먼저 태어난 아이와 나중에 태어난 아이를 구분해 읽는 방식이다. 여덟 글자에 한 글자를 보태 아홉 글자로 본다 해서 구자간명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생 순서로 기둥의 무게를 달리 보는 견해도 있다. 먼저 태어난 쪽은 연주와 월주에, 나중에 태어난 쪽은 일주와 시주에 무게를 두고 해석하는 식이다. 대운이 흘러가는 방향을 다르게 잡아 두 사람의 시간표를 구분하기도 한다. 방법마다 논리는 다르지만, 공통된 전제는 하나다. 같은 명식이라도 두 사람을 그대로 겹쳐 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Pavel Danilyuk
무엇보다 명리학 스스로도 사주를 운명의 전부로 보지 않는다.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나도 자라는 가정과 지역, 받는 교육이 다르면 삶의 결이 갈린다고 본다. 태어난 자리의 기운이 다르다는 옛 표현은, 요즘 말로 하면 환경의 힘을 인정하는 셈이다. 실제로 심리적 특성에서 유전이 차지하는 몫이 절반가량이라는 연구도 있으니, 나머지 절반은 각자의 경험이 채워간다.
게다가 강이와 단이는 남매, 곧 이란성 쌍둥이다. 유전자도 성별도 처음부터 다르니 사주 논리를 꺼내기 전에 이미 다른 사람일 수밖에 없다. 쌍둥이의 다름은 사주가 틀렸다는 증거가 아니라, 같은 출발선에서도 사람은 저마다의 길을 낸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여권사진 앞에서 근엄과 브이로 갈린 두 아이처럼 말이다. 그러니 쌍둥이의 사주를 볼 때는 한 명식을 둘로 나눠 읽는 명리학의 방법과, 그 위에 쌓이는 각자의 환경을 함께 놓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사주가 같아도 사람이 같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 둘이 겹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