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를 다시 하면 같은 네 글자가 나오는 경우는 대략 3분의 2에 그치고, 5주 뒤 재검사에서는 최대 76%가 다른 유형을 받았다는 연구도 있다. 이는 성격이 통째로 바뀌어서가 아니라 자기보고식 검사가 경계선 점수를 강제로 한쪽 글자로 가르기 때문이다. 네 글자만 볼 게 아니라 각 지표의 선호 분명도가 뚜렷한지 경계선인지를 함께 확인하면 결과를 훨씬 안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MBTI 결과가 볼 때마다 달라지는 건 흔한 일이다. 심리학자 피팅어가 정리한 연구를 보면, 단 5주 뒤에 다시 검사했을 때 39%에서 많게는 76%가 처음과 다른 네 글자 유형을 받았다. 여러 자료를 종합해도 두 번 다 정확히 같은 유형이 나오는 비율은 대략 3분의 2에 그친다.
절반 가까이가 바뀐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성격이 몇 주 만에 통째로 변했다는 신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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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검사가 결과를 계산하는 방식에 있다. 각 지표를 연속된 점수로 보면 재검사 신뢰도는 꽤 높다. 카프라로 부부의 메타분석에서 네 지표의 평균 재검사 계수는 약 0.815였고, 개별로는 감각-직관(S/N)이 0.843, 외향-내향(E/I)이 0.838, 판단-인식(J/P)이 0.822였다. 사고-감정(T/F)만 0.764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이 연속 점수를 억지로 두 글자 중 하나로 자르는 데서 생긴다. 어떤 연구에서는 이분법 대신 연속 척도를 쓰면 정확도가 38% 올라간다고 봤다. 점수 자체는 거의 그대로인데, 경계에 걸친 사람은 글자가 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각 차원에서 한쪽 극단이 아니라 중간대에 몰려 있다. 외향 51 대 내향 49처럼 아슬아슬한 위치라면, 다음번에 문항 한두 개만 다르게 답해도 E가 I로 넘어간다.
반대로 외향 성향이 뚜렷해 80 대 20쯤 되는 사람은 웬만해선 글자가 바뀌지 않는다. 즉 "자꾸 바뀌는 유형"은 대개 특정 지표가 반반에 가까운 사람이다. 바뀌는 그 글자가 바로 당신의 경계선 지표라는 신호다.
자기보고식 검사는 그 순간의 나를 찍는다. 몸이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날에는 평소보다 내향적이고 신중한 답을 고르기 쉽다. 회사에서 검사하느냐, 편한 주말에 하느냐에 따라 떠올리는 내 모습도 달라진다.
여기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문항을 그때그때 다르게 해석하는 것, 원하는 결과에 맞춰 답을 고르는 확증편향까지 겹친다. MBTI에는 이런 왜곡을 걸러내는 장치가 따로 없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답이 흔들린다.
바뀌는 결과에 덜 휘둘리려면 검사하는 방식과 읽는 방식을 바꾸는 게 낫다.
정리하면, 유형이 매번 달라진다고 검사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네 글자를 고정된 정체성으로 믿기보다, 어떤 지표가 뚜렷하고 어떤 지표가 경계선인지를 읽는 도구로 쓸 때 훨씬 덜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