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궁합 사이트의 점수가 사이트마다 제각각인 건 오류가 아니라, 각 사이트가 서로 다른 이론과 계산 요소를 쓰기 때문이다. 사주·별자리·이름·혈액형처럼 근거 이론이 다르거나, 같은 사주라도 태어난 시각과 역법 처리, 채점 가중치가 달라 결과가 갈린다. 총점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여러 결과가 공통으로 짚는 관계 경향만 참고하고, 진지하게 볼 거면 태어난 시각까지 넣어 같은 체계끼리 비교하는 편이 낫다.

같은 두 사람을 넣었는데 A 사이트는 90점, B 사이트는 55점이 나온다. 흔한 일이다. 이건 어느 한쪽이 오류를 낸 게 아니라, 두 사이트가 애초에 다른 계산을 하고 있어서다. 무료 궁합에는 모두가 따르는 표준 공식이 없다. 그래서 '어느 점수가 맞느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Fernando Capetillo
첫째, 근거 이론이 다르다. 사주 궁합은 명리학, 별자리 궁합은 서양 점성술, 이름 궁합은 이름의 획수와 음운, 혈액형·MBTI 궁합은 성격 유형론이다. 출발점이 다른 계산끼리 점수를 비교하는 건 서로 다른 시험지의 점수를 나란히 놓는 것과 같다.
둘째, 같은 사주 궁합이라도 보는 요소가 다르다. 어떤 사이트는 생년월일의 띠와 일지(日支) 궁합만 본다. 다른 사이트는 오행의 상생·상극, 삼합, 원진·상충, 재관(財官)의 유무까지 따진다. 넣는 변수가 많아질수록 결과의 결이 달라진다.
셋째, 역법과 입력 처리가 다르다. 양력을 음력으로 바꾸는 방식, 윤달 처리, 연주(年柱)를 새해가 아니라 입춘 기준으로 잡는지, 태어난 시각을 반영하는지에 따라 같은 생일도 사주 구성이 달라진다. 특히 태어난 시(時)를 넣는 사이트와 안 넣는 사이트는 결과가 크게 벌어진다.
넷째, 채점 가중치가 임의다. 어떤 요소에 몇 점을 줄지는 사이트가 정한다. 일부 무료 테스트는 정통 계산이 아니라 단순한 점수표나 사실상 무작위에 가까운 방식으로 숫자를 내놓기도 한다.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총점 숫자 하나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다. 88점과 62점의 차이는 두 사이트의 채점표 차이일 뿐, 관계의 우열이 아니다.
대신 여러 결과에서 공통으로 반복되는 '경향'은 참고할 만하다. 서로 다른 사이트가 하나같이 '소통 방식이 다르다'거나 '가치관이 비슷하다'고 짚는다면, 그건 그나마 신호에 가깝다. 반대로 한 곳에서만 튀어나온 극단적인 점수는 흘려도 된다.
조금 더 진지하게 보고 싶다면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 태어난 시각까지 정확히 넣어 사주 정보를 최대한 채우고, 서로 다른 체계를 섞지 말고 같은 방식끼리, 이를테면 사주 궁합은 사주 궁합끼리만 비교하는 것이다. 그래도 궁합은 관계의 경향을 보여주는 참고 도구이지 확정된 답이 아니다. 나쁘게 나왔다고 겁먹을 것도, 좋게 나왔다고 방심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