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는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브릭스 모녀가 만든 검사로, 능력이 아니라 사람이 타고나는 '선호 경향'을 네 갈래로 나눈다. 에너지 방향(E-I),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S-N), 판단 기준(T-F), 생활 양식(J-P) 네 지표가 조합되며 2의 4제곱, 곧 16가지 유형이 나온다. 결과는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를 보여줄 뿐 고정된 정체성은 아니어서, 재검사에서 유형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읽는 게 좋다.

MBTI를 흔히 '성격 검사'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성격을 좋고 나쁨으로 매기는 도구가 아니다. 이 검사가 재는 건 능력이 아니라 '선호'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못 쓰는 게 아니듯, 어느 쪽이 더 편하고 자연스러운가를 본다.
MBTI는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캐서린 쿡 브릭스와 딸 이저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만들었고, 첫 매뉴얼은 1962년에 나왔다. 이들은 사람의 성향을 네 가지 축으로 나눴다. 네 글자로 된 유형 이름은 이 네 축에서 각각 한쪽을 고른 결과다.

Monstera Production
첫 번째 축은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는지다(E-I). 외향(E)은 주의와 힘이 바깥 세상, 사람과 활동으로 향한다. 내향(I)은 그 방향이 자기 안쪽, 생각과 내면으로 향한다. 여기서 내향이 곧 사회성 부족을 뜻하지는 않는다.
두 번째 축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S-N). 감각(S)은 지금 눈앞의 구체적인 사실과 경험을 먼저 본다. 직관(N)은 그 사실 너머의 의미나 가능성, 전체 그림을 먼저 읽는다. 같은 장면을 봐도 무엇에 먼저 눈이 가는지가 다르다는 뜻이다.
세 번째 축은 결정을 내릴 때의 기준이다(T-F). 사고(T)는 사실과 논리의 일관성을 우선한다. 감정(F)은 사람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따진다. 둘 다 나름의 합리성이 있고, 어느 쪽이 더 이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축이 아니다.
네 번째 축은 바깥 세상을 대하는 생활 양식이다(J-P). 판단(J)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정리된 상태를 편하게 여긴다. 인식(P)은 상황에 맞춰 열어 두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쪽을 편하게 여긴다. 마감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이 차이가 드러난다.
유형이 16개인 건 계산이 단순하다. 축마다 두 갈래이고 축이 넷이니, 2를 네 번 곱한 값(2×2×2×2)이 곧 16이다. E든 I든 한쪽, S든 N이든 한쪽을 고르는 식으로 네 글자를 채우면 하나의 유형이 완성된다.
그래서 ISTJ와 INFP처럼 글자가 여러 개 다른 유형은 성향의 결이 크게 갈리고, ESTJ와 ISTJ처럼 한 글자만 다른 유형은 앞 축 하나에서만 방향이 반대다. 유형 이름을 글자 단위로 뜯어보면, 그 사람이 네 축에서 각각 어느 쪽에 섰는지가 그대로 보인다.
검사 결과를 읽을 때 기억할 점이 있다. 각 지표는 '전부 아니면 전무'가 아니라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를 보여준다. E가 나왔다고 내향적 면이 없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외향 쪽이 조금 더 편하다는 의미에 가깝다. 선호가 뚜렷한 사람도 있고 거의 반반인 사람도 있다.
또 하나, MBTI 결과는 고정된 도장이 아니다. 재검사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고, 불과 5주 만에 응답자의 상당수가 다른 유형으로 나온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니 유형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결론으로 못 박기보다는, 내가 어느 쪽을 편하게 여기는지 이해하는 참고 틀로 두는 편이 이 검사의 원래 쓰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