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서 채용에 MBTI를 활용하는 대·중견기업은 3.1%에 그쳤고, 검사를 만든 재단조차 선별 도구로 쓰는 것을 경계한다. 자기보고식 검사는 재검사 때 결과가 자주 바뀌어 당락 기준으로 삼기엔 신뢰도가 약하다. 도입한다면 타당도와 규준 근거를 공개하는 검사인지 확인하고, 결과는 면접의 참고자료 선에서 활용할지 먼저 정해야 한다.
성격유형 검사를 한 묶음으로 보면 도입 판단이 어긋난다. 무엇을 측정하는지가 검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MBTI는 네 개의 지표를 조합해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응답자가 스스로 문항에 답하는 자기보고식이라,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결과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 DISC는 사람을 주도형·사교형·안정형·신중형 네 가지 행동 스타일로 나눠 본다. 유형 자체보다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소통하는가"에 초점이 있어 협업이나 커뮤니케이션 교육에서 자주 쓰인다.
학계에서 타당성을 비교적 인정받는 쪽은 개방성·성실성·외향성·우호성·신경성을 재는 5요인(빅파이브) 모델이다. 성격을 유형으로 딱 잘라 나누기보다 각 특성의 정도를 점수로 본다. 팀 빌딩용 대화 소재로 쓸지, 채용 판단의 근거로 쓸지에 따라 어떤 검사가 맞는지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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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가 문제다. 한 검사를 받고 몇 주 뒤 다시 받았을 때 결과가 그대로 나와야 믿을 만한데, MBTI는 5주 후 재검사에서 절반가량이 다른 유형으로 바뀐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사람이 그 사이 바뀐 게 아니라 측정이 일관되지 않다는 뜻에 가깝다.
MBTI를 개발한 마이어스-브릭스 재단은 자체 윤리지침에서 어떤 유형도 더 낫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고,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를 걸러내는 장치로 쓰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불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만든 쪽이 선별용 사용을 말리는 셈이다.
실제 현장도 비슷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2년 752개 대·중견기업을 조사한 결과, 채용에 MBTI를 활용한다는 기업은 3.1%인 23곳뿐이었고 결과가 보통 이상의 영향을 준다는 곳은 2.3%에 그쳤다. 요구 사례가 화제가 됐을 뿐, 당락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는 기업은 드물다.
검사 업체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타당도와 규준의 공개 여부다. 어떤 집단을 기준으로 점수를 해석하는지, 그 검사가 직무 성과나 조직 적합성과 실제로 관련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지를 봐야 한다. 근거 없이 유형 이름과 화려한 리포트만 강조하는 곳은 걸러도 된다.
목적에 맞는 종류인지도 갈림길이다. 선발을 목적으로 표준화된 검사와, 교육·자기이해를 목적으로 만든 검사는 설계가 다르다. 비용은 검사 종류와 대상 인원에 따라 폭이 넓으니, 단가만 비교하기보다 "이 목적에 이 검사가 타당한가"를 먼저 따지는 편이 낫다.
채용에 반영한다면 원칙은 하나다. 검사 결과를 합격·불합격의 단독 근거가 아니라 참고자료로 두는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은 기업의 인재상을 먼저 정의하고, 검사에서 눈에 띄는 지점을 면접 질문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예컨대 안정 지향 점수가 높게 나온 지원자에게 변화가 잦은 업무를 어떻게 감당할지 직접 물어 확인하는 식이다. 검사 한 장으로 사람을 거르는 대신, 대면에서 확인할 가설을 얻는 도구로 쓰는 것이다.
정리하면 성격유형 검사는 팀을 이해하고 면접을 설계하는 보조 수단으로는 쓸모가 있지만, 그 자체를 채용의 저울로 삼기에는 근거가 약하다. 도입을 검토한다면 "무엇을 재는 검사인지"와 "어디까지 반영할지"를 먼저 정해두는 것이 순서다.